[아티스트 돋보기] 플레이브, 시공간을 넘어 (24/01/17)

그룹 플레이브는 ‘영원’을 말한다. 가상 세계에 살던 멤버들이 균열을 통해 지구와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세계관을 구축하고 버추얼 아이돌이기에 가능한 ‘영원’을 노래한다. 어떤 편견으로 이들은 가짜 혹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들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플레이브는 팬과 음악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증명해낸다. 플레이브 그리고 이들이 말하는 영원은 아이돌 팬들이 그토록 바랐던 ‘진짜’ 아이돌의 가치인 것이다.

블래스트 소속 5인조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는 메인 보컬 예준, 리드 보컬 노아, 메인 댄서 밤비, 메인 래퍼 은호, 리드 래퍼 하민으로 구성되어 있다. ‘플레이(Play)’와 꿈이라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레이브(Rêve)’를 결합,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메시지로 그룹의 이미지와 세계관을 구현해 나간다. 

플레이브는 가상 세계 ‘카엘룸’에 살던 멤버들이 지구의 개발자로부터 능력을 부여받아 ‘아스테룸’이라는 중간계로 오게 되었고, 균열을 통해 지구와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캐릭터 설정과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앨범과 뮤직비디오 등을 구성하고 시리즈물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 인상 깊다. 타 아이돌들도 다양한 콘셉트와 세계관을 선보여왔으나 플레이브는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강점을 살려 자신들의 설정과 세계관 그리고 서사를 구현하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앞서 언급한 대로 플레이브가 흥미로운 점은 자신들의 설정과 서사를 곁들여 음악에 반영시킨다는 점이다. 플레이브의 핵심 키워드인 ‘시공간’과 ‘영원’을 음악 전반에 녹이고 메시지를 빚어낸다. 팬들과의 약속을 하나씩 늘려가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다.

플레이브는 팬덤 플리에게 “너의 그곳에 내가 닿을 수 있게”(기다릴게)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이 순간을 기억”하며, “영원히 간직”(I JUST LOVE YA)하겠다고 약속한다. 플레이브의 약속이 허투루 느껴지지 않는 건 이들이 보여준 성장과 결과물들에 있다. 단순히 독특하고 새로운 콘셉트와 설정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것들이었다.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의 강점은 ‘앙상블’에 있다. 보컬, 랩, 댄스 등 각각의 장기를 내세우며 서로 부족한 점들을 보완하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한다. 멤버들이 작사, 작곡, 안무를 직접 해내는 만큼 개성 강한 멤버들이 팀으로서 조화로울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 듯 보인다. 

데뷔 후 이룬 성과들도 값졌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발매한 데뷔 싱글 ‘아스테룸’과 8월 발매한 미니 앨범 ‘여섯 번째 여름’으로 멜론의 전당, 톱 100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버추얼 보이그룹으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12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메리 플리스마스(Merry PLLIstmas)는 공개 6시간 만에 멜론 TOP100 7위를 기록했고 올해 1월 제33회 서울가요대상 뉴웨이브스타상을 거머쥐었다. 

플레이브는 온오프라인의 경계까지 무너트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던 이들은 MBC ‘쇼! 음악중심’으로 팬들에게 무대를 선보이기도 하고, ‘아이돌 라디오’ ‘친한친구’ 등 라디오 일정을 소화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이돌 라디오 라이브 인 서울 등 콘서트 무대를 통해 보여준 이들의 가능성은 버추얼 아이돌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의 편견을 깨는 자리였다. 

많은 이가 버추얼 아이돌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인식과 허무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플레이브는 시공간을 넘어 팬들과 만나고, 무대를 통해 아이돌로서의 존재를 각인시킨다. 버추얼 아이돌이라는 낯섦과 편견을 허물면 4세대 아이돌로서 무섭게 성장하는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플레이브는 올해 새 앨범과 단독 콘서트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영원’은 점점 더 실체를 갖추고 있고 팬들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자신들의 존재 가치와 실재성을 증명해내며 아이돌로서 성장하는 이들.

편견 너머 실재하는 플레이브를 응원하며.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alfie312@ajunews.com